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가 ‘챗GPT’ 대항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어니봇’을 핵심 기능으로 탑재한다.
이날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AI는 바이두 어니봇의 여러 기능을 통합해 통화 통역, 번역, 기타 생성형 AI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와 구글이 협업해 탑재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도 바이두 어니봇으로 대체한다.
이는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등을 무슨 화면에서건 검색이 필요할 때 화면 내 해당 대상물에 원을 그리면 AI가 알아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바이두는 알리바바·텐센트와 함께 중국의 거대 IT 기업으로,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어니봇’을 개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최신 버전인 어니봇 4.0을 공개했다. 중국판 챗GPT로, 작년 말 기준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바이두\ 입장에서 이번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자사 AI 챗봇이 제대로 활용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는 중국 스마트폰의 운영체계(OS)로 사용되고 있지만 구글의 애드온 모바일 서비스와 앱스토어는 이용할 수 없다. 이에 텐센트의 위챗 등 현지 기업 제품으로 공백을 메워왔다. 삼성전자로서도 안정적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과 협력이 필요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삼성전자는 이번 협업으로 중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시장을 통틀어 총 95개 국가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지만, 중국에선 1%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등 현지 기업에 밀린 탓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애플에 밀려 글로벌 선두 업체라는 명성을 빼앗긴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19.4%를 기록하면서 제조사별 순위에서 애플(20.1%)에 뒤진 2위에 올랐다. 2010년대 이래 삼성전자가 애플에 출하량 점유율에서 밀린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다시 애플을 누르고 선두 업체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중국 등 인구 규모가 큰 지역에서 판매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