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성·해외 진출 등 추진력 강점
2022년 5.8조 최대 매출액 경신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백복인 KT&G 사장이 아름다운 용퇴를 한다. 2015년 KT&G 수장에 오른 뒤 궐련형 전자담배(전자담배)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방점을 찍은 백 사장은 2018년과 2021년 연임에 성공, 총 9년간 KT&G를 이끌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11일 KT&G에 따르면 백 사장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이사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로써 2015년 10월 출범한 백복인호 KT&G는 햇수로 9년간의 여정을 끝으로 3월 마침표를 찍는다. 2002년 KT&G가 민영화된 이후 가장 긴 시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백 사장은 정통 KT&G맨이다.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다. 1993년 입사 이후 29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연구개발(R&D) 등 주요 사업의 요직을 거쳤다. 터키법인장, 마케팅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도 지냈다.
CEO 취임 후 백 사장은 특히 전자담배 시장 확대와 해외 진출에 역점을 뒀다. 그동안 경험을 토대로 현장성, 기획력, 추진력을 더해 신사업에도 속도를 냈다.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 덕에 KT&G는 2017년 사상 첫 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그해 백 사장은 전자담배 릴(lil)을 출시, 시장에 안착시켰다. 2018년 50개국이던 KT&G의 담배수출국은 2020년 초 103개국까지 늘었다. 또 중동 수입업체와 7년간 2조20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릴의 수출계약도 각각 이끌어냈다. 이 덕에 KT&G는 2020년 창사 이래 첫 연결 매출 5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KT&G가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도 백 사장의 최대 업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KT&G의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당시 한국필립모리스의 점유율은 87%로 압도적이었다. KT&G는 한국필립모리스를 맹추격, 결국 2022년 1분기 시장 1위에 오른다. 그해 KT&G의 연매출은 5조8565억 원으로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외형성장을 이룬 백 사장은 지난해 중장기 미래 비전을 내놨다. NGP(전자담배)·글로벌CC(글로벌궐련)·건기식의 3대 핵심 사업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G는 작년 1월 카자흐스탄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현재는 신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작년 9월엔 인도네시아(인니) 투자부와 신공장 건설 투자지원서 제공 협약도 맺었다. 인니 신공장은 2026년 첫 가동이 목표다. 이어 11월에는 대전 신탄진 NGP공장에 전자담배 스틱 생산설비 3기 추가 등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KT&G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조6895억 원으로 집계되며 분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3% 오른 4067억 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 호조도 기대된다.
한편 KT&G 지배구조위원회(지구위)는 이날 백 사장을 제외한 총 24명의 차기 사장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지구위는 추후 롱리스트 대상 본격 심사를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5명의 인선자문단 의견을 반영, 이달 말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추천할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1차 숏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추위는 1차 숏리스트 심사를 거쳐 2월 중순 2차 숏리스트를 압축해 그 명단을 공개하며, 2월 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최종 차기 사장 선임은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완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