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쓰려고 기다렸는데…” 강남3구 대단지 분양, 해 넘긴다

입력 2023-12-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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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출처=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출처=연합뉴스)

올해 공급이 예정됐던 서울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이 내년으로 대거 연기됐다.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 공사기간 연장 등으로 이견을 빚으면서 분양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자들이 기다려 온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대단지들의 공급 일정이 밀리면서 신규공급에 대한 갈증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전국 분양 누적 실적은 총 5만8722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323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4만1601가구가 줄어든 59.5% 수준이다.

이처럼 분양 실적이 급감한 데는 연내 분양을 예정했던 단지들 중 다수가 내년으로 분양을 연기한 영향이 크다. 부동산R114가 올해 서울지역 분양이월 단지를 집계한 결과 이달 5일 기준 총 17개 단지, 1만6333가구의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이 중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 분양단지 9곳이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자치구 별로 보면 서초구에선 반포동 ‘신반포 메이플 자이’(3307가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 카운티’(721가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641가구)등이 분양 일정을 조정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2678가구)와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1261가구),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1121가구)도 내년으로 분양 예정일이 밀렸다. 각 단지마다 공사비 인상과 공사기간 연장, 인허가 문제 등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분양 시기를 확정 하지 못한 영향이다.

일례로 신반포 메이플 자이는 신반포4지구 조합과 시공사 GS건설이 공사기간 연장과 공사비 인상 문제를 두고 장기간 협의를 거치면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또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도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단(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비 증액과 공사기간 연장을 두고 의견 조율에 돌입하면서 분양 시기가 미뤄졌다.

이밖에 청담 르엘은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롯데건설이 공사비를 3726억 원에서 6313억 원으로 인상하기로 협의 했지만, 아파트 설계 변경을 두고 조합 내부에서 이견이 발생하면서 분양 시기가 미뤄졌다.

공공부문에서 공급 예정이던 물량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공급하는 '뉴홈' 서초구 성뒤마을 부지 사전청약 일정이 내년으로 조정됐다. 성뒤마을 300가구의 인허가 절차가 끝나지 않은 영향이다. 또 송파구 성동구치소 부지도 설계 공모를 다시 하느라 내년으로 청약 일정이 연기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강남3구에선 제대로 된 공급이 1개 단지에 그친데다, 분양 일정 연기로 후분양으로 선회한 곳들이 많아 수요자들의 갈증이 커진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총선 이슈와 시장 침체로 이들 지역 분양이 예정대로 진행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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