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바둑판 모양 레일 설비 돌며 상품 집어
상품 누락·변질, 오배송·지연배송 등 불편 개선
롯데쇼핑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 잡은지 1년 만에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국내 1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를 착공했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만큼 상품 누락·변질, 오·지연배송 등 그간 신선식품 온라인 쇼핑 불편함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2000억 원을 투자,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부산 CFC는 4만5000여 종의 상품과 하루 3만여 건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롯데쇼핑의 온라인 물류센터 대비 각각 2배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OSP가 적용됐다. 데이터·인공지능(AI)기반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효율적인 배송·배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OSP의 특징인데 오카도의 식품 폐기율은 0.4% 수준이다. 이는 국내 대형마트(3%), 슈퍼(4%)보다 현저히 낮다.
오카도는 자신들의 물류 혁신 기술을 부산 CFC에 녹였다. 연면적 약 4만2000㎡ 규모의 물류센터 내에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hive)와 피킹·패킹을 담당하는 로봇인 봇(bot)도 그대로 적용했다.
1000대 이상의 봇들이 최대 4만5000개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하이브의 위를 초속 4m의 속도로 움직이며 상품을 집고 포장한다. 봇은 서버와 초당 10회 통신하며 최적화된 경로로 이동한다. 고객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인데 오카도의 적시 배송율은 98% 수준이다.
롯데쇼핑의 부산 CFC는 AI기반 수요예측, 재고관리를 비롯해 상품 피킹·패킹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매일 최대 33번의 배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 품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쇼핑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게 롯데쇼핑의 계산이다.
한국 도심에 맞는 배송 체계도 확립한다. 냉장·냉동식품 구매 성향이 높은 점을 감안해 저온 환경의 상품 보관 체계를 확대하고, 아파트가 많고 교통이 혼잡한 도심 환경을 고려해 국내 배송차량에 적합하도록 맞춤형 프레임과 배송 박스를 별도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부산 CFC 건물 옥상 주차장에 연간 약 20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조성, 부산 CFC에서 배송도는 전 상품을 전기 차량으로 배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