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국 각지의 호텔관광학교 학생 11개 팀이 2인1조로 참가해 솜씨를 뽐냈다. 경연 주제도 ‘한국의 전통반상’으로 지난 대회에 비해 제법 난도가 있었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한식을 조리하는 외국 청년들의 진지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그려졌다. 지글지글 소리만 들어도 ‘귀호강’이요, 불을 만난 양념에서 풍겨져 나오는 향미에 ‘코호강’이요, 떡하니 차려진 음식을 마주하니 ‘눈호강’ ‘입호강’이 따로 없다.
올해 우승은 불고기와 된장찌개, 김치전, 숙주나물 등을 정갈하게 차려낸 포르탈레그르(Portalegre)호텔관광학교팀에 돌아갔다. 우승자를 발표하자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여학생을 보니 나도 함께 뭉클해졌다. 이번 경연을 계기로 저들은 ‘한식 전도사’가 될 것이고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그 주변으로 널리 퍼지리라. 한식 세계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사임에 틀림없다.
내가 포르투갈에 올 때만 해도 이 나라에 한식당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제법 많아졌다. 심지어 중국인과 조선족 동포들까지 한국음식점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긴데, 아무래도 K팝과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우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한국 드라마에 음식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무슨 맛인지 궁금했다”며 김치를 맛보고 소주도 마셔본다.
이렇게 음식으로 시작해 스포츠로 대중문화로 사회생활로 역사로 대화는 이어지고 비빔밥처럼 재료가 어우러진 ‘문화인류학 토크 콘서트’ 한 상이 차려진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맛있어요’ ‘또 만나요’ 한국말 한마디 배우는 시간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해외에서 한국음식을 판다는 건 단순히 밥 한 공기, 김치 한 접시 내놓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한국의 문화, 한국인의 정서를 맛보이는 자리인 게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