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불똥…애플, ‘中스마트폰 1위’ 화웨이에 내줘

입력 2023-10-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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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판매 첫 17일간 전작보다 4.5% 감소
“2018년 이후 최악의 부진”
중국 정부, 보안 이유로 금지령 내린 영향인 듯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0년래 최저
팀 쿡 애플 CEO, 중국 깜짝 방문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애플스토어에서 지난달 22일 한 남성이 아이폰15를 들여다보고 있다. 항저우(중국)/AFP연합뉴스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애플스토어에서 지난달 22일 한 남성이 아이폰15를 들여다보고 있다. 항저우(중국)/AFP연합뉴스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고수해온 애플이 이 자리를 화웨이에 빼앗겼다. 시장 분석기관들은 애플의 최신 제품인 ‘아이폰15’ 판매가 전작 대비 4% 이상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새 모델의 판매 부진과 관련해 제품 경쟁력의 하락이 아닌,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의 중국 판매가 전작이었던 아이폰14보다 무려 4.5% 감소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운터포인트는 두 아이폰 기종의 각각 출시 이후 17일 동안 판매된 기록을 비교 기준으로 삼았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신작 ‘메이트 60 프로’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애플을 앞질렀다”며 “아이폰15 판매량은 전작보다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이폰15의 판매 부진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와 비보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던 2018년 이후 최악이라고도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애플의 중국시장 부진과 관련해 “예고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정부기관이 ‘국산품 애용’과 ‘보안 강화’ 기조 속에 아이폰 등 외국산 휴대전화를 못 쓰게 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로이터는 “중앙정부를 비롯해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아이폰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애플 등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의 구매·사용을 금지하는 법률·법규와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된 반면, 중국 내수 시장은 소폭이지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15의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으나 화웨이와 샤오미 등 토종 안드로이드폰 판매는 여전히 중국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다. 결국, 애플은 아이폰15 판매 부진 속에 중국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빼앗긴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시장의 부진 탓에 아이폰15의 글로벌 출하량이 예상을 밑돌고 있다”라며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내년 전체 판매가 화웨이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시장의 심각한 상황을 인식한 듯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중국을 깜짝 방문했다. 그는 이날 늦게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청두의 애플 매장을 방문해 텐센트의 게임 ‘왕자영요’ 게이머들과 만났다”며 “이 게임은 청두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앱스토어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하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브랜드의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20%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 중인 삼성전자의 이번 3분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다. 그 뒤를 잇는 애플은 8% 줄어들었다. 투자업계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중국 시장의 부진이 겹치면서 향후 이들 주요 브랜드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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