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부담에 3분기 기업 파산 건수 2배 증가
JP모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위 25개 은행의 대출 잔액은 3분기 6조7500억 달러(약 9146조 원)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잔액은 2021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지난해 초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같이 올랐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2년 전 연평균 4%대였던 대출 금리가 올해 3분기 연 6.8%까지 상승했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대출 수요가 위축됐다”며 “우리 은행의 3분기 개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취급액은 1년 전의 절반가량으로 줄었고 자동차 대출도 24% 줄었다”고 말했다.
예대차 확대로 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기업이나 개인의 고금리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기업의 파산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182건으로 집계됐다. JP모건과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미국 3대 은행의 3분기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 외에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중동 전쟁 확산 우려 등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는 정세에 은행들도 경계 태세를 보인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은행들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