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법치주의를 내세운 정부의 임금체불 청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불액과 체불 근로자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청산율은 하락했다.
9일 고용노동부와 이수진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임금체불 신고액은 8231억56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6억8300만 원(23.7%) 증가했다. 체불 근로자도 11만8144명에서 13만1867명으로 1만3723명(11.6%) 늘었다. 모두 최근 3년간 최대치다. 고용부는 주택시장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임금체불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체불액 증가보다 큰 문제는 체불 청산율 하락이다. 2021년 83.7%에서 지난해 84.3%(이상 연간)로 올랐으나, 올해 상반기 79.5%에 머물고 있다.
이에 고용부는 이달부터 근로감독관이 500여 개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성금 적기(조기) 집행을 지도하고, 불법 하도급에 따른 임금체불 여부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해선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응한다. 상습·고의 체불(의심) 사업장을 대상으로 불시에 전국적인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체불 등 법 위반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한다. 재산관계 수사를 강화해 재산을 은닉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하는 악의적인 체불 사업주를 구속수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하면 적극적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더불어 피해액이 1억 원 이상이거나 피해 근로자 30인 이상인 고액·집단 체불 사건에 대해선 기관장이 직접 청산을 지도하고 수사상황을 점검한다.
특히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들이 추석 전 대지급금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다음 달 9일부터 10월 6일까지 처리기간을 한시적으로 단축(14일→7일)한다. 다음 달 11일부터 10월 31일까진 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 금리를 연 1.5%에서 1%로, 체불 청산 지원 사업주 융자 금리를 담보대출의 경우 연 2.2%에서 1.2%로, 신용대출은 연 3.7%에서 2.7%로 인하한다.
11일부터 3주간은 휴일·야간에 발생하는 긴급한 체불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감독관 비상근무를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