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관련 기업 파아이이(PIE)가 하나증권의 메가스팩과 합병해 내년 초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5일 피아이이에 따르면 하나금융25호스팩과의 합병을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25호스팩은 올해 5월 한국거래소에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올해 3분기 내 상장예심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25호스팩은 지난해 설립 당시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종목이다. ‘스팩 공모가 2000원’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처음으로 공모가를 1만 원으로 설정, 공모 금액만 400억 원에 달하는 소위 ‘메가스팩’으로 불렸다.
공모가 1만 원의 스팩이 등장한 이유는 ‘스팩 소멸 방식’ 도입 후 발생한 단주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함이다. 스팩 소멸 합병 과정에서 1주 미만의 주식은 현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 경우 과도한 현금 유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 단주 발생을 방지한 것이다.
기존 스팩보다 5배를 높인 역대급 공모가와 공모 금액 때문에 자연스레 합병 대상 기업 선정에도 시장의 관심이 몰렸다. 하나금융25호스팩의 최종 선택은 제조라인 비전검사 및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기업 피아이이로 정해졌다.
피아이이는 삼성SDI 엔지니어 출신으로 사내 벤처인 ‘디아이티’를 공동 창업해 코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최정일 대표가 동료 엔지니어들과 지난 2018년 설립한 회사다. 머신비전, 영상처리,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등을 기반으로 제조 지능화 구현에 필수적인 비전검사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해 메이저 이차전지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타입의 이차전지에 대한 비전검사가 가능하고, 차별화된 통합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대응을 위해 미국, 중국, 유럽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피아이이는 초음파, 엑스레이·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비파괴검사(NDT) 등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도 매진해 이차전지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AI 기반 솔루션 전문업체 ‘아하랩스’, 자동화장비 전문 제조업체 ‘에프원테크’, 산업용 컴퓨팅 장비 및 SI 전문기업 ‘비즈하이시스템’을 잇따라 인수해 이차전지 전공정의 지능형 검사 시스템에서 제조장비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피아이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54억3000만 원, 영업이익 81억2300만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미국 시장의 이차전지 투자 및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판매 증가에 힘입어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팩 기준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올해 1210억 달러(약 160조 원)에서 2030년 4001억 달러(약 531조 원), 2035년 6160억 달러(약 815조 원)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기존 유럽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이차전지 제조사들의 신규 공장 설립과 증설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피아이이의 고속 성장이 가시화됨에 따라 하나금융25호스팩과 합병 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아이이 관계자는 “하나금융25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활용해 회사의 성장세에 추진력을 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