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창업자, 대만 총통 선거 무소속 출마 선언…“제2 우크라 막겠다”

2020년에 이어 두번째 총통 선거 도전
친중 인사로 분류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28일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총통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궈 창업자는 이날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년간 민진당이 집권하면서 경제, 국방, 외교 등 여러 측면에서 번영하던 대만이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지금 되돌리지 않으면 대만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엔 너무 늦게될 것”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진당이 대만을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자신이 총통이 되면 “대만 해협에 평화를 가져오고, 양안에 가장 깊은 상호 신뢰의 토대를 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이 절대로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궈 창업자는 당초 제1야당인 국민당에서 총통 후보로 출마하려 했으나 민당은 총통 후보로 허우유이 신베이시 시장을 낙점했다.

이로써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집권 민진당의 총통 후보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과 제1야당 국민당 총통 후보 허우유이 신베이시 시장, 제2야당 민중당 총통 후보 커원저 주석,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 등 4파전 구도로 차기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궈 창업자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2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2019년 폭스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제1야당인 국민당에 전격 입당했다. 하지만 총통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무소속 독자 출마를 모색하다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궈 창업자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의 창업자다. 중국 본토에 생산기지를 두고 사업을 키워온 터라 친중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폭스콘이 중국에서 존재감이 커질수록 중국 정부의 압력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대만 안팎의 우려를 일축해왔다. 그는 “만약 중국 공산당이 중국 내 회사 자산을 몰수하겠다 위협하면 ‘그렇게 하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대만의 평화를 위해 개인 재산은 희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궈 창업자의 출마로 제1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돼 오히려 여당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궈 창업자는 재야의 통합만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면서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대통합의 여지를 남겼다.

궈타이밍은 대만 총통 선거 규정에 따라 오는 11월 2일까지 3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의 서명을 받아야 무소속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최종 총통 후보명단은 오는 11월 14일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간 싱크탱크인 대만여론재단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궈 창업자의 대선 참가를 전제로 한 유·무선전화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33.9%), 커 후보(20.5%), 허우 후보(18%), 궈 창업자(15.2%) 순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한편,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당선자는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