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의 장기화로 경제성장률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이유로 중국 자본이 세계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중국이 무너질 것 같지 않다. 다만, 중국에서 대규모 경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보다는 중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취약점이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중국 부동산 경기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으며, 누증된 민간 부문의 부채와 공공부채로 내수가 위축되고 정책여력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부동산에 대한 높은 경제성장 의존도로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는 구조적인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 Rogoff and Yang(2021)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부동산에서 국내총생산(GDP)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가까이 된다. 즉,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둔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헝다(恒大) 사태 이후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70개 도시 기준)은 2022년 4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중국 부동산시장 경기지수도 2022년 이후 100p를 밑돌고 있다. 최근에는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업체 등의 파산 가능성 등이 대두되면서 부동산경기의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당분간 부동산 경기의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부채(가계, 기업, 지방재정)의 문제 역시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정도로 누증되고 있다. 중국의 기업부채(비금융기업 기준)는 2022년 말 기준 GDP 대비 158.3%를 기록하면서 선진국(91.4%)과 신흥국(106.7%)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중국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지방정부 세수의 40%를 차지하는 지방정부 재정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토지매각권 수입은 2022년 6조7000억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2% 감소).”
“경제의 구조적인 결함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또한, 디레버리징을 하는 과정에서 경제 둔화를 감안해야 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중국 경기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중국 자본이 세계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국제금융에서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5~2016년 때와 달리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정과 연속적인 환율 절하에 따라 외화자금의 유출을 관리한 적은 있는 것으로 봐서 현재 위안화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 정도는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자본 통제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철수하고자 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및 미국과의 경쟁을 위해 해외 국가들에 대해 자본투자를 하고자 하는 유인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대외순자산은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2017년 2조1000억 달러에서 2022년 2조5000억 달러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해외투자를 여전히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