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ㆍ과자ㆍ빵류, 물가 둔화와 대조적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압박으로 라면, 과자 등 물가는 내림세인 반면 아이스크림만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물가는 당분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인 배스킨라빈스가 이달부터 가격을 올린 데다, 편의점들이 공급가 인상분을 향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전년 같은 달(107.47)보다 10.7% 상승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 2.3%의 4.7배 수준이다.
아이스크림 물가지수는 올해 3월에도 117.5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103.3)보다 13.7% 치솟은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5월 14.3% 상승 이후 최고다.
이후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4월 10.5%, 5월 5.9%로 둔화하다 6월 9.4%로 다시 반등했다. 이어 지난달 10%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빙과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제품 가격을 올려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는 2월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의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고 이어 7월에는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했다.
빙그레도 2월부터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빙그레 계열사인 해태아이스크림도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호두마루 가격을 올렸다.
빙과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상승 탓에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물가는 앞으로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일부 편의점들이 롯데웰푸드의 공급가 인상에도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았는데, 이는 일시적인 조치였기 때문이다.
SPC 계열의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도 이달 4일부터 아이스크림 가격을 8% 인상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싱글레귤러는 3500원에서 3900원으로 11.4%, 싱글킹은 4300원에서 4700원으로 9.3% 오른다. 파인트는 8900원에서 9800원으로 10.1% 오를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른 데다 폭염도 이어지면서 업체들의 아이스크림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빙과업계에 따르면 성수기(6~9월)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연간 전체의 70% 수준을 차지한다.
반면 아이스크림을 제외한 식음료 물가는 둔화하는 추세다. 정부 압박으로 라면, 제과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라면 물가 상승률은 10%로 전월 대비 3.4%포인트(p) 하락했다. 농심이 신라면 출고가를 4.5% 내렸고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라면 업체도 약 4∼5%대 인하를 단행했다.
과자 업체인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는 일부 과자 가격을, SPC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은 빵 가격을 내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동조한 업체는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인하했는데, 한 철 장사라는 이유로 빙과업체가 모르쇠식 가격 인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