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불똥 튄 잼버리…온열질환자 속출에 전국 ‘비상’

입력 2023-08-03 15:18 수정 2023-08-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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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 1284명·사망 16명
잼버리 대회 중 질환자 지속 발생할 우려↑
각 지자체 냉방비 지원·무더위쉼터 ‘총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도시설에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도시설에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 폭염’이 전국을 덮친 가운데 열사병·열탈진 증세를 보이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관련 부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고 습도도 높아 당분간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돌 것으로 예보됐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도 일부 있겠으나, 소나기가 그치면 다시 기온이 빠르게 올라 무더위는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숨쉬기조차 버거운 더위가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는 총 1284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추정 사망자는 16명에 달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식이 열린 지난 1일 스카우트대원들이 영지 내 서브캠프에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식이 열린 지난 1일 스카우트대원들이 영지 내 서브캠프에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2일 오후부터 시작된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2023 새만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도 108명이 온열 질환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내내 참가자들이 야외에서 장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최창행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전날 개영식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108명”이라며 “두통,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을 포함한 전체 환자는 13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잼버리조직위는 폭염 대비를 위해 30여 명의 의사, 60여 명의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또 온열질환자가 머물 수 있는 냉방시설과 침상을 갖춘 적십자 헌혈 차량을 5대 추가 배치하고, 허브별로 설치된 클리닉 5개소에 기존에 없던 에어컨을 설치한다.

다만 폭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온열질환자는 지속해서 발생할 우려가 크다. 당장 6일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열리는 ‘문화의 날’ 행사에 아이브, 스테이씨 등의 K팝 공연이 예정된 만큼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추가적인 환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

이준호 잼버리 종합상황팀장은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게 K팝 콘서트이긴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면서 “더위 방지 대책 등 여러 방향을 관계 기관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폭염에 대응 총력…“전국 경로당 냉방비 지급”

▲윤재옥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폭염 대비 무더위쉼터 현장 점검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윤재옥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폭염 대비 무더위쉼터 현장 점검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정부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며, 4년 만에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사회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등 폭염 3대 취약 분야 관리대책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대책 △도로·철도 등 기반 시설 관리대책 등 분야별 폭염 대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서울시를 비롯한 각 시·도들은 살수차, 횡단보도 그늘막, 무더위쉼터 등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폭염 취약 계층인 어르신들을 위해 전국 경로당에 냉방비 10만 원도 특별 지급될 계획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종로구 동원경로당 무더위 쉼터를 방문해 “전국 6만8000여 개 경로당에 10만 원씩 특별 지급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지원 방식이나 시기 등은 정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올해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무더위쉼터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냉방비 지원율도 10% 증액해 지원하고 있다”며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더위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냉방비 걱정 없이 건강한 여름을 나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온열질환자가 나타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 등으로 몸을 닦거나, 부채나 선풍기로 체온을 낮춰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온열질환자는 신속히 의료기관에 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질식 위험이 있어 물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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