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국가비상사태 또 6개월 연장
미얀마 군사정권이 1일 아웅산 수치(78) 국가 고문의 일부 혐의에 대해 사면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미얀마 군정은 불교 경축일을 맞아 7000명 이상의 재소자를 사면하는 과정에서 수치 고문 혐의 중 일부를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은 19건의 혐의 중 5건에 대한 사면이 결정됐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수치 고문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지만, 전체 혐의에 대한 것이 아니며 감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감형으로 형량이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
수치 고문은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부패 혐의 등으로 33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 독방에서 1년간 수감 생활을 해오다 지난주 가택연금으로 전환돼 정부 관사 건물로 이송됐다. 그는 소재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붙잡혀 있다가 지난해 6월 22일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수치 고문은 19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 이후 축출돼 수치 고문과 동시에 체포된 윈 민 전 미얀마 대통령도 이날 사면대상에 포함됐지만, 가택연금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얀마 독립 영웅 아웅산의 딸인 수치 고문은 1989년 수십 년간 이어진 군부 통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서 민주화 연설을 했다가 첫 가택연금에 처하게 됐다. 가택연금 기간 중인 1991년 미얀마 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상징으로 떠올라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2010년까지 가택연금 상태가 유지됐다.
한편, 연내 총선을 실시해 민간 정부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던 미얀마 군부는 전날 저녁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간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다. 군부는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국가비상사태를 반복해서 연장하고 있다. 군부 체제가 장기화하면서 미얀마는 사실상 민주적인 총선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