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본시장,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빨리 고쳐야

입력 2023-06-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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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필요시까지가 언제쯤이라는 내용도 없고, 일방적인 거래정지는 주주들의 재산권 침해다.” 최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며 거래가 정지된 방림·동일산업·만호제강·대한방직·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의 주주들이 아우성이다. 이들 종목은 15일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 4거래일째 거래가 멈춰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5개 종목의 주가 급락과 관련해 신속한 거래 질서 정립 및 투자자보호방안을 강구중이라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해당 기업들은 “현재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공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빠른 거래재개를 원하고 있다. 회사 차원의 주가조작 개입 혐의가 없다면, 하루빨리 거래정지를 풀어 이번 사태와 무관한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매매는 피했을지 몰라도 사실상 확정된 손실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부 투자자는 “금감원이 수사하고 있다고 낙인 찍히면서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줄하한가는 확정”이라며 “그냥 뒀으면 회사 자산가치도 있고, 저점 수급이 들어오며 반등이라도 나올텐데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다른 주식은 하한가를 기록했다고 거래자체를 막아주지도 않으면서 왜 이들 5개 종목은 보호해주느냐는 것이다. 매매거래 정지를 두고 해당 종목에 물린 투자자도 그렇지 않은 투자자도 모두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발 빠른 조치와 시장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하한가 5개 종목의 거래가 언제 재개될지, 금융당국의 현재 인식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시장에 알려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떤 기준으로 거래를 정지시킬지 등 구체적인 기준 정립과 매뉴얼 마련도 필요하다. 최근의 국내 자본시장은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야’하는 중차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명확한 기준 정립과 조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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