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이변 없이 ‘금융완화’ 유지...엔화 약세 가속화

입력 2023-06-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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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총재, 2회 연속 기존정책 고수
‘매파’ 연준·ECB 통화정책 대비에 엔저 가속화

▲일본은행 전경.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은행 전경. 도쿄/AFP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6일(현지시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결정했다. 시장 전망과 부합하는 결정이다.

다만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웠던 장단기금리조작(YCC) 정책 부문에서도 변화 없이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되 ±0.5% 안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금리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해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엔저)과 물가 상승 등을 의식해 취한 조치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었다.

이후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장기금리 목표 변동 폭에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 4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새로 취임하면서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우에다 총재는 금융완화 정책 유지 방침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서 경기·물가 판단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물가나 임금 동향을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완화 기조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을 제외 근원 CPI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지만, 향후 “수입물가의 상승을 기점으로 하는 가격 전가의 영향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올해 중반에 걸쳐 플러스폭을 축소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높은 자원 가격의 영향 등을 받으면서도 회복하고 있다”라는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당분간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오모리 쇼테루 미즈호증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우에다 총재가 국회에서 매일같이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6~7월에 당장 정책을 뒤집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정책을 일부 수정한다고 하면 힌트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완화 기조를 또다시 고수하기로 하면서 엔화가치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도쿄 외환시장에서 유로 대비 엔화 가치는 153엔대까지 떨어져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엔·유로 환율도 0.3% 올라 140.69엔을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엔화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시에 연내 추가 2회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유럽중앙은행도 전날 8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며 일본은행과 대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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