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여행수지 적자액은 32억3500만달러로 2019년 3분기 32억8000만 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큰 수치다. 4월의 경우,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줄었지만 이는 해외여행객 감소가 아니라 국내 입국자 증가의 영향이다.
코로나 당시 못 갔던 해외 여행 수요가 기본적으로 늘어났고, 국내 여행지의 비정상적인 물가 등도 여행수지 적자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4월 경상수지를 보면 여행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규모가 전달(-7억4000만 달러)보다 2억4000만 달러 줄었지만, 해외 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은 "국내 입국자가 4월에 8만8000명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라며 "4월 해외 여행객은 전달보다 2만5000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498만 명이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41만 명 대비 1100% 이상 급증한 숫자다. 또 4월 출국자는 149만7000명으로 3월보다 2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 4월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상수지 개선, 서비스 수지도 중요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서비스 수지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큰 적자 항목인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 관광 산업 경쟁력 확보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행 수지 적자 원인이 우리 내부에도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행지에서 바가지를 썼던 좋지 못한 경험을 한 소비자들이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축제에서의 바가지 논란이 최근 불거졌다. 지난 4일 방영된 KBS 2TV ‘1박2일’에서는 출연자들이 영양산나물축제장을 방문한 모습이 방송됐다. 당시 과자 단가는 100g에 4499원으로, 과자 한 봉지(1.5㎏)에 6만8745원이 저울에 찍혔다.
상인은 7만원을 불렀고, 출연진은 비싼 과자 가격에 놀라 사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상인은 이미 포장을 완료했다며 봉지를 건넸다. 결국 흥정을 통해 과자 세 봉지를 14만 원에 구입했다.
해당 상인은 결국 6일 "코로나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제가 생각이 짧아 과자 단가를 높이 책정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영양군도 "이동상인도 축제의 일부고,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영양군의 당연한 책무"라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해 국민과의 신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