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저류댐이 저수지 저수율 상승에 크게 기여하며 그 효과를 입증, 가뭄 위기 해결사로 부상했다. 정부는 효과가 입증된 지하수 저류댐을 청산도, 우이도 등 섬 지역 5곳에 추가로 설치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18일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 운영 중인 지하수 저류댐이 보길저수지의 저수율 상승의 절반 이상을 차지, 가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지하수 저류댐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하수 저류댐은 차수벽을 세워 지하수 유출을 막는 가뭄 대응시설이다. 하천 등이 없는 섬에선 땅 밑에 흐르는 지하수를 댐으로 막아 저장해 뒀다가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가 이달 4~6일 보길도에 내린 비(총 강우량 97.5mm)를 분석한 결과, 보길저수지의 저수량이 4일 4만6750㎥(11.5%)에서 10일 7만7350㎥(18.2%)로 3만600㎥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증가한 저수량의 약 56%에 달하는 1만7444㎥가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에서 공급된 것으로 확인했다는 점이다.
애초 하루 8시간 가동 기준으로 하루에 1100㎥ 규모의 물을 공급하도록 설계된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은 이번 비가 내릴 때 최대로 가동해 하루에 약 4배 규모인 4141㎥의 물을 보길 저수지에 보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은 전남 지역의 심각한 가뭄 상황을 고려해 긴급 투입된 케이스다. 공식 준공일은 올해 6월이었으나 6개월 앞선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조기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매일 500∼600톤의 물을 보길도 주민들의 식수원인 보길저수지로 공급했다.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4월 9일까지 공급한 물의 양은 총 6만4121㎥에 달한다. 이는 보길도와 인근 노화도의 주민 7500명이 약 26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전국 섬 지역의 지하수 저류댐은 보길도와 옹진군 대이작도, 영광군 안마도 등 총 세 군데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로 가뭄에 효과가 입증된 지하수 저류댐을 △소안도 △청산도 △우이도 △대둔도 △낭도 등 5곳에 추가로 설치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이번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이 섬 지역 용수공급에 큰 도움을 주어 가뭄에 대응하는 대체 수자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라며 "올해부터는 전남 섬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지하수 저류댐을 확대해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 국민이 공평한 물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