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문제 대비해 만든 펀드에 자체 발행 코인 절반 수준 편성
"높은 BNB 비중 문제" vs "BNB, 비트코인보다 빠르게 상승해왔다"
FTX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이슈는 바이낸스도 피해갈 수 없었다.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투자자 보호 펀드인 SAFU(Secure Asset Fund for Users, 사푸)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사푸 적립금 중 절반 수준이 바이낸스코인(BNB)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코인은 바이낸스가 발행하는 거래소 코인이다. 바이낸스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이낸스코인도 하락할 가능성이 커 펀드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사푸는 2018년 바이낸스에서 조성한 투자자 보호 펀드다. 바이낸스 내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의 10%를 펀드에 적립한다. 해킹을 비롯한 자금 위협이 있을 때 투자자 자산 보상에 펀드를 사용한다.
실제로 2019년에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비트코인(BTC) 7000개(당시 한화로 약 468억 원)를 탈취당해 사푸를 이용하기도 했다. 당시 바이낸스는 “해킹 사고로 분실한 비트코인은 사푸에서 복구할 예정이므로 직접적인 사용자 피해는 없다”라고 밝혔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사푸는 바이낸스코인 44%, 바이낸스달러(BUSD) 32%, 비트코인 24%로 구성돼 있다. 사푸는 바이낸스에 발생할 문제를 대비한 기금임에도 자체 발행 코인인 바이낸스코인이 약 50% 편성돼있는 것이다.
바이낸스코인은 바이낸스와 함께 성장해왔다. 때문에 바이낸스에 문제 발생은 바이낸스코인 신뢰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낸스에 문제가 생기면 사푸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온체인 분석가인 윌리우는 최근 트위터에서 “바이낸스가 펀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펀드에 BNB가 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FTX가 FTX토큰(FTT)이 들어있는 펀드를 가졌다면 어떻게 느꼈을까”라고 반문했다.
FTT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발행한 거래소 코인이다. FTX 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포트폴리오에 FTT의 높은 의존도가 발견돼 FTX와 FTT의 신뢰도가 연쇄 하락했다. 또한, 알라메다 리서치가 FTT로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FTT 가격은 폭락했다. FTT에 문제가 생기면서 투자자들은 FTX에서 자산을 대규모로 인출해 뱅크런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윌리우 발언에 대해 “BNB는 리밸런싱 이후로 BTC보다 빠르게 시세가 상승했다”라면서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다만, FTX사태 당시 장펑자오 대표는 “바이낸스는 한 번도 BNB를 담보로 사용하거나 다른 업체에서 대출을 받는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윌리우는 “바이낸스가 무너지면 바이낸스코인도 하락할 것”이라면서 “투자자 자산 보호를 위해서는 비연관 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