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초부자 감세 동의 어려워...서민 예산 꼼꼼히 챙기겠다”
野 “쓸개는 내어줄 수 없다”고 말하자 與 “보통 아니네?” 해프닝도
여야는 4일 법정처리 시한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2+2 협의체’를 구성해 예산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모인 여야 의원들은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야당에서 “간은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 있지만, 쓸개까지 내어달라 하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자 여당은 “보통 아니네?” 하며 맞받아치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민주당 박정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회동했다. 예산안 관련 감액·증액 사안과 쟁점 예산부수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약자, 미래에 방점을 둬 전년도보다 약 24조 원 지출구조조정 통해 알뜰하게 준비했다”며 “기존에 해왔었던 예산보다 타이트하게 짜여 있음을 예결위원들이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열심히 짜온 정부안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부탁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장께서 8,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했고, 그런 면에서는 여야가 뜻을 일치하는 것 같다”면서도 “3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법인세를 깎아 준다거나, 주식을 100억 원 비과세 기준으로 높여 준다거나, 다주택자 종부세를 폐지한다는 것 등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철저히 막고, 기초 노인 일자리 예산, 청년 일자리, 지역 화폐, 임대주택, 양곡관리법 등 빠져 있는 예산을 꼼꼼하게 챙겨 물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좀 더 어깨를 펴고 2023년 살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던 중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정 의원이 “2023년 예산안이 정쟁의 늪에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국민의힘에 간곡히 부탁한다”며 “간을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도 있지만, 쓸개까지는 내어달라 하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이에 국민의힘 성 의장은 “박정 의원 보통이 아니네”라고 말하며 받아쳤다. 그러자 민주당 김 의장은 “간은 되는데, 쓸개는 안 된다”고 다시 말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여야 2+2 협의체는 4, 5일 양일 간 회동해 최대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체에서 오는 5일까지 합의를 하면, 예산안은 곧바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와 여야 쟁점법안을 포함해 일부 예산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쉽게 합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