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 편만 바라보는 정치

입력 2022-11-29 05:00 수정 2022-11-29 07: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치경제부 이난희 기자
▲정치경제부 이난희 기자

“협치를 포기한 정부·여당의 한가한 비밀 만찬이 한심하기만 하다”

더불어민주당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이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 대해 한 말이다. 무심코 들으면 나만 빼고 밥 먹은 ‘윤핵관’들에 대한 분노처럼 들리겠지만, 오산이다.

이 말이 왜 오산인가를 분명하게 짚을 필요가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취임 후 여러 차례 영수회담을 공개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유인태 전 총장의 말을 빌리자면 윤 대통령은 “이재명 인간 자체가 싫다”고 했다고 한다. 개인적 감정 때문인지 지금 정부에서 야당과의 협치는 보이지 않는다.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정부조직법 개편부터 윤석열 정부가 원하는 국정운영을 하려면 야당의 도움은 필수적인데 말이다. 오히려 대통령실 수석이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면서 입법부를 무시하는듯한 인상만 남겼다.

부동의 30% 지지율이 있다고 안심한다면, 그것도 오산이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 치러진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8곳을 석권하며 예상외로 선전했다. 정부에 대한 실망이 없어서가 아니다. ‘정당 선호의 감정적 기반: 세월호 사건과 지방선거를 중심으로’(박원호·신화영; 2014) 논문을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세월호 사건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정당호감도는 뚝 떨어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은 정치권 전반에 실망했고, 이는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96.7%는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여당만 바라보고 일할 수는 없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만 바라보고 정치를 할 수는 없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소야대 상황에 지지율까지 추락하자 택한 건 ‘고잉 퍼블릭’(going public·여론속으로)이다. 오바마는 신문과 방송, 팟캐스트 등 가리지 않고 소통 창구를 늘려갔다. ‘부자 증세’ 등 여론을 파고드는 민생 어젠다로 민심을 사로잡으면서 공화당이 허우적댔다. 레임덕이 왔다던 오바마 지지율은 가뿐히 50%를 뛰어넘었다.

대통령은 2013년 오바마의 이민 개혁법 통과 촉구 연설을 봤으면 한다. 한국계 미국인 고홍주 씨는 연설 중간에 끼어들어 “이민자 추방 중단”을 외쳤다. 경호원들이 그를 쫓아내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저지하고 경의를 표했다. “아니요, 하지 마세요. 그냥 저 청년은 이 자리에 있게 해줍시다. 가족을 걱정하는 저 청년의 열정을 존중합니다” 고홍주 씨는 대통령 등 뒤에서 질문한 시민이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7,565,000
    • +6.86%
    • 이더리움
    • 4,577,000
    • +3.36%
    • 비트코인 캐시
    • 625,000
    • +0.4%
    • 리플
    • 823
    • -1.32%
    • 솔라나
    • 304,400
    • +4.57%
    • 에이다
    • 837
    • -0.12%
    • 이오스
    • 786
    • -4.03%
    • 트론
    • 232
    • +1.31%
    • 스텔라루멘
    • 153
    • -0.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450
    • -0.41%
    • 체인링크
    • 20,130
    • -0.69%
    • 샌드박스
    • 412
    • +0.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