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출이 어두울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원화 약세로 경쟁력은 오르지만, 반도체 부진이 깊어지고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전년보다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도 1.9% 상승에 그치며 좋지 않은 흐름이 예측된다.
21일 산업연구원은 2023년 경제산업전망 발표를 통해 내년도 통관 기준 수출이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수출은 원·부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원화 약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상승함에도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또 반도체 산업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원은 내년도 반도체수출이 9.9%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하반기 좋지 않은 수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11월 1~20일 수출은 16.7% 감소한 33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무역수지도 44억 1800만 달러로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어두운 흐름을 이어갔다.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감소를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며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AI와 IoT, 자율주행 자동차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 증가를 예측했다. 다만 국제 경기 둔화 등으로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원은 재고 관리 등 손실을 최소화하고 신규 투자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외에도 이차전지, 섬유, 바이오헬스 등 13대 주력산업의 수출은 올해보다 4% 감소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조선, 이차전지 등에선 상승이 예상되지만, 소재산업군에서 단가 하락과 수입 수요 둔화로 11.2% 감소가 예상된다.
수입은 원자재 가격과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5.1% 감소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무역수지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든 연 266억 달러 정도로 예측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1.9%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 경기가 좋지 않고 교역량이 둔화하는 등 통화 긴축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 해제와 일상 회복 진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을 변수로 꼽았다.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지난해보다 하락한 90달러대로 예상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이행과 수급 여건 악화는 하락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제 경제 성장 속도 둔화 등 달러 강세가 상승 요인으로 보이지만, 점차 안정세가 예상돼 1320원 내외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저조한 소비심리와 주요 자산가격 하락, 고금리에 의한 이자 부담 증가로 제약을 받아 올해와 달리 증가 폭이 2.5%로 축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는 0.3% 감소, 건설투자는 1.6% 증가로 전망했다.
이번 예측은 코로나19 상황 개선과 일상 회복의 전격화를 가정해 예측한 것이다. 제시한 전망치가 상황에 따라서 더 악화할 수도 있고, 더 빨리 개선될 수도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세계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수출 감소가) 지속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경쟁력은 계속 유지하는 거로 생각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위주로 수출이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