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發 코인런' 막아라…국내 거래소 "지급불능 없을 것"

입력 2022-11-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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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T 투자자 달래기 나선 거래소
FTX 파산 위기에 코인시장 패닉
'크립토 시장침체' 불안감 커지자
"해외보다 안전히 관리" 진화나서
거래소ㆍ운용사 자산 분리 고려도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미국의 FTX가 유동성 위기로 사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코인 시장이 공포에 짓눌리고 있다. FTX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뱅크런 사태 속에 미국 중간 선거 결과 등 각종 변수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약세장)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 ‘신뢰와 신용 회복’이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FTX 유동성 사태는 거래소 가치의 상당 부분을 FTX의 핵심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가 ‘FTT 토큰’을 통해 떠받치면서 불거졌다. 알라메다가 보유한 자산 중 상당수가 FTT로 이뤄져 있는데, 금리 인상과 거시 경제 여파로 FTT 토큰의 가치가 흔들리자 거래소의 유동성 위기가 촉발됐다.

지난 2일 FTX-알라메다 부실 위기 의혹을 전한 미국 코인데스크 첫 보도가 나온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전개됐다. 7일 바이낸스가 FTT 청산을 결정한 뒤 투자자 뱅크런이 발생했고, 출금 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다. 9일 바이낸스는 FTX를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인수철회 배경에는 FTX의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FTX가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약 43조 원)에 달하던 세계 2위 거래소라는 점이다. 2021년 7월 소프트뱅크, 세콰이아캐피탈 등 60여 개 투자사로부터 9억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FTX 거래소 CEO 샘 뱅크먼 프라이드는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의 ‘마크 주커버그’로 불리며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백인 남성에 중국계 바이낸스에 대항한다는 이미지에 미국 실리콘 밸리도 그에게 많은 힘을 실어왔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교수는 “FTX 거래소 CEO 샘 뱅크먼 프라이드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시장에서 가장 신뢰하던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면서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신뢰가 깨지면서 크립토 시장 전체에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를 비롯해 국내 가상 자산 업계는 시장 침체를 우려하면서도 FTX 사태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FTX처럼 자체 토큰을 발행해 유통할 수 없고, 마진 거래나 대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DAXA는 10일 오후 FTX가 발행한 토큰(FTT)을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거래소는 고객이 예치한 원화는 모두 연계된 은행에서 보관하고, 고객이 잔고에 보유한 토큰은 회사 자산과 분리해 고객 잔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서 “극단적으로 모든 토큰에 대한 인출요구 발생한다 하더라도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외보다 더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는 “과거 마운트곡스 사례처럼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성이 필요하다”라면서 “가령 스테이킹 된 유저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법이 의무화되는 방향으로 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는 “과거 마운트곡스가 해킹으로 문을 닫은 것처럼 대형 거래소가 문을 닫은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라면서 “당시 사례가 거래소 보안 정책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도 비슷할 것”이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FTX가 알라메다와 자산이 섞여있었던 게 문제였던 만큼 거래소와 운용사의 자산 분리 같은 운영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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