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진 한미 금리차] ‘환율’이 더 큰 문제…전문가들 원·달러 환율 “1500원 갈 수도”

입력 2022-11-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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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마무리돼도 높은 수준 금리 유지…달러 방향성 바뀌기 어려워”
“기준금리 과도하게 괴리되지 않게 해야…외환시장 불안 심리 완화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23.8원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7.9원 오른 1452.3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장중 10원 이상 오르며 1430원을 위협했다.

연준은 연초 대비 기준금리를 3.75%포인트나 인상했다. 과거와 달리 빠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 1500원 선은 1990년 환율 변동제 도입 이후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두 차례가 유일하다.

주요 금융기관 중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홀딩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ING 파이낸셜마켓츠 등은 현재 1420원대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아직 유효하며 내년 초 1500원 선 상향 돌파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며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질 수 있어 달러의 방향성이 빠르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과 중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연속 적자인 무역적자가 더 확대되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종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내년 상반기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미국과 여타국 간 정책공조 기대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분간 역환율전쟁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한·미 금리차 역전만으로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기는 어렵다. 과거 금리 역전기엔 환율 효과가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상쇄했다”라면서 “금리 역전보다 환율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로 발생할 수 있는 외환시장 불안 심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괴리되지 않도록 통화정책이 운용되는 한편, 원·달러 환율에 급격한 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당국은 최근 감소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한·미 간 통화스와프 시도 등을 통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정한 심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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