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法] 파산 쏟아지자 회생법원 '비명'...부산·수원 추가 설치 추진

입력 2022-10-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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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부산·수원 도산사건 전문 회생법원 신설 법안 발의
지난해 개인파산 5만 건, 법인파산 955건 신청
도산사건 전문 회생법원 서울회생법원이 유일
회생법원 수 늘리는 것보다 전문법관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법원이 발간한 ‘2021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은 5만379건으로 전년(4만5,642건)보다 4,737건(10.37%) 늘어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법인 파산도 전년(931건)보다 14.82%(138건) 증가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줄줄이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모습. 2021.09.2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법원이 발간한 ‘2021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은 5만379건으로 전년(4만5,642건)보다 4,737건(10.37%) 늘어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법인 파산도 전년(931건)보다 14.82%(138건) 증가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줄줄이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모습. 2021.09.27. kch0523@newsis.com

재정 위기에 내몰린 채무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채무조정을 담당하는 회생법원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데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한계기업과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다. 올해 들어서는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45% 급증할 정도로 장기간 코로나19 타격을 받아온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여야, 부산·수원 지역 회생법원 설치 방안 추진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여야는 도산사건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생법원을 추가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원설치법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김도읍 의원을 비롯해 김미애·박수영·서병수·안병길·이주환·전봉민·정동만·조경태·황보승희 등 10명의 의원이 부산에 부산회생법원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이 신속하게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이 올해 6월 기준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인구수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2020년 12월 기준 개별 사업체 수도 가장 많아 회생법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승원 의원이 대표 발의해 수원지방법원 하에 회생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2020년 12월 기준 수원지방법원의 도산 관련 사건 접수 건수는 총 2만7690건으로 전국 법원 중 두 번째에 달한다. 수원지방법원 관할 구역 인구도 약 875만 명으로 전국 지방법원 가운데 가장 많다. 벼랑 끝에 내몰리는 채무자가 늘어나는 만큼 서울에 이어 도산 사건 접수 건수가 두 번째로 많은 수원시에 회생법원을 설치해 신속한 사법 지원이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승원 의원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삼고 위기로 국민적 고통이 가중되면서 채무자의 수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 경제 상황에 맞게 도산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처리가 가능한 회생법원을 추가 설치하여 채무자의 고통을 신속히 덜어내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늘어나는 개인·법인 파산...회생법원 ‘묘수’될지 미지수

30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2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이 접수한 개인파산 사건은 총 4만 9063건으로 나타났다. 2007년 15만 4039건으로 역대 최대를 찍은 개인파산은 10년간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2019년 4만 5642건이 접수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법인파산 사건은 955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 1069건보다는 약간 감소했지만, 2017년 699건, 2018년 806건, 2019년 931건으로 서서히 증가했다.

파산 신청이 증가하는 데 반해 도산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회생전문법원은 2017년 신설된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하다. 이외 지역의 지방법원 산하 파산부에서 전담하고 있으나, 타업무와 겸임하는 것이 불가피해 모든 역량을 도산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단순히 회생법원 수를 늘리는 것이 해답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협회 정책이사는 이투데이에 “법안의 제안 취지는 공감하고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시점에 회생법원을 더 늘리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 정책이사는 “서울회생법원만 하더라도 2017년 출범 이후 아직까지 전문법관이 도입되지 않았다”며 “파산 제도를 바라보는 법률적 시각은 민사 소송, 형사 절차와는 달라 이 제도를 잘 유지·발전시키려면 전문법관이 필요하다. 지금도 서울회생법원과 다른 각급 법원의 파산부 사이에 도산 절차를 진행하는 기준이나 기간 등의 편차라 크다”고 말했다. 순서상 서울회생법원의 기능을 고도화해 전국을 관할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예산을 따져봤을 때, 회생법원의 인적·물적 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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