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길거리에서 목줄을 채운 개를 산책시키는 애견인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인구·가구 부문 표본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000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 수 2092만7000가구 중에 15.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중에서는 개가 242만3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개를 키우지는 않지만, 강형욱 동물훈련사가 나오는 '개는 훌륭하다'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필자는 몰랐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니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강 훈련사의 공이었다. 필자도 예전에 개를 키웠지만, 산책을 주기적으로 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강 훈련사는 방송에서 보호자들에게 반려견의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산책을 자주 시키라고 하고 산책을 자주 할 수 없다면 키우지 말라는 강경한 발언도 한다. 또 산책하면서 반려견이 대소변을 봐야 실내에서 대소변을 가릴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준다.
특히 개들은 영역성을 가진 동물이고 자기의 영역에 침범하는 대상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지키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오줌으로 영역표시를 한다. 또 다른 개의 소변 냄새를 맡으면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도 확인한다고 한다. 문제는 강 훈련사의 조언에 따라 개들이 산책하면서 나무마다 소변을 보다 보니 냄새가 많이 난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어떻게 돼 있을까. 동물보호법 13조는 소유자 등은 등록대상 동물을 동반하고 외출 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 배설물이 생겼을 때 이를 즉시 수거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배설물은 소변의 경우 공동주택의 엘리베이터, 계단 등 건물 내부의 공용 공간 및 평상, 의자 등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기구 위의 것으로 한정한다고 장소를 제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줌의 뒤처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다행히 요즘에는 예전처럼 개 산책을 시키면서 대변을 그냥 두고 가는 사람보다는 대변 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소변은 대부분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가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개들의 오줌 때문에 신호등 기둥이 부식해 쓰러졌다는 기사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가다가는 가로수가 죽거나 가로등이 부식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산책하러 갈 때마다 반려동물 전용 탈취제까지는 갖고 다니지 못하더라도 물을 갖고 다니면서 개가 오줌을 싼 곳에 뿌려주는 매너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