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거주하지는 않지만 관광과 휴양, 통근과 통학 등 '바람의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바람의 인구는 올해 제정해 내년부터 시행을 앞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도 도입됐다. 법상에서 거주 인구는 '흙의 인구', 생활 인구는 '바람의 인구'로 명시됐다. 생활인구는 관광과 통근, 통학, 휴양 등 목적으로 특정 지역을 방문해 체류하는 사람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인구감소 지자체 89개와 감소관심지역 18개의 인구감소에 대한 인구감소소비 관광대체효과를 분석했다. 개인 신용카드와 한국은행·통계청 빅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소비지출액은 163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지자체 단위로 보면 지역 내에선 국민 1인당 평균 744만5000원, 지역 밖에선 평균 893만6000원을 썼다.
즉 거주 인구 1명이 감소하면 744만 원의 지역 내 소비가 감소한다는 결론이다. 이때 지역 관광객을 유치해 소비를 발생시키면 인구감소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관광공사의 국민여행조사 등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들은 숙박여행 시 1인당 18만9000원을 쓰고, 당일여행에선 7만2000원을 소비한다. 지역인구가 1명 줄어도 18명의 숙박여행객과 55명의 당일치기 여행객이 지역을 찾으면 소비대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지역을 방문하지는 않지만 농산물 구매 등의 방식으로 지역과 교류하는 '관계인구'도 지역 활성화와 잠재적으로 정주인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산어촌 관계인구 현황과 의의'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민 251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농산어촌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비율은 35.3%에 달했고, 이들은 넓은 의미에서 관계인구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하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가 인구감소지역 내 생활인구를 확대하는 지원 시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른바 바람의 인구를 확대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성주인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창업과 창농, 취농을 비롯해 이주와 정착에 집중된 정책 외에도 지역사회의 경제·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며 관계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한번 관계 맺은 인구가 지역사회와 주기적으로 교류하면서 어우러지도록 지자체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