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여행객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최소한의 인력만 가동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전체의 40%가 무급 휴직 중이다. 여행객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항공사 내부에서는 고용 안정에 대한 근심만 가득하다. 국가 전략산업인 항공산업이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항공산업은 국가 경쟁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해외 방문객에 의존하기도 한다. GDP 3만 달러 이상의 국가들은 항공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GDP 대비 1% 투자)한다. 미국도 항공산업 분야에만 연간 100조 원(2017년 기준)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도 자국 항공사를 위해 1조 원을 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민항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국 항공사에 보조금 50억 위안(약 1조 원)을 지급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국 항공사를 지원해 타 국가 항공사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다. 손 놓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와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지원을 고민하기보다 회복된 이후 재지원에 대한 고심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형 항공사를 제외하곤 모든 항공사가 적자다. 아시아나항공만 봐도 6월 첫째 주 국제선 운항률이 20%(647편 중 120편)밖에 안 된다.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아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천연 재해로 쓰러졌지만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정부의 몫이다. 현재는 국내 항공사들과의 경쟁보다 타국 항공사들과 경쟁이 더 중요하다. 항공산업을 되살려 국가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금조차 “고심하고 있다”라는 말 한마디로 덮을 심산이다.
지금 우리나라 비행기는 날개 꺾인 것처럼 힘없이 날고 있다. 항공사를 위한 정부 지원책이 없는 한 국가 경쟁력은 되찾을 수 없다. 고용유지 지원금뿐만 아니라 LCC를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이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 항공산업은 충분히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 지원이라는 한 가지 요소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