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감염병 등장으로 항공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향후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코로나19 때와 같이 하늘길이 막힐 수도 있어서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직 정부 지침이 떨어지지 않은 이상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업계 특성상 감염병에 민감한 만큼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또 관련 대책반을 가동하고,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 시’ 발령하는 조치다.
질병청은 “현재 31개국에서 확진자 473명, 의심자 136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고, 5월 이후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인 전파력을 가진 감염병인 만큼 항공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국내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없지만 향후 해외 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나면 감염병 노출 위험성은 높아진다. 만약 국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방역당국은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상향조정 시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일부 해외 운항이 불가할 수도 있다.
항공업계는 해외 여행을 위한 코로나 검사 절차 간소화로 올여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입국자 대상 방역 규제는 지난달 23일부터 입국 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했고 이달부터는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간이 ‘1일 이내’에서 ‘3일 이내’로, 입국 6~7일 차 RAT는 ‘권고’로 바뀌었다. 입국 전후 진단 규제 완화로 2년 만에 올여름 해외여행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고 항공사들이 앞다퉈 국제선 일부 노선 재개나 국제선 증편을 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국제선 관련 항공 정책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될 예정이어서 해외 여행객 수요도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자칫 찬물을 끼얹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또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국내 재확산 가능성도 있어 항공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정부 세부지침이 없는 상황이고,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있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감염병인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CC 항공사 관계자는 “원숭이두창같은 전염병의 경우 정부 지침이 내려와야 항공사들도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이 역시 전파력 있는 감염병이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