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유니트론텍이 본업에서는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2차전지 사업에서는 내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유니트론텍의 지원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니트론텍은 1996년 설립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상품 도매업체다. 마이크론, 마이크로칩, 후지쓰, 델타, AUO 등의 해외 제조사들과 협력 관계를 통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작년 기준 반도체 상품의 유통업이 총 매출의 57.45%를, 디스플레이 상품은 37.62%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개발 등 반도체 수요 증가로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2023년까지 지속적인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니트론텍 역시 올해 연간 실적이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작년 연결 매출 3920억 원에 10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급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유니트론텍은 본업에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2차전지 및 자율주행 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2차전지 사업의 경우 부진이 계속돼 유니트론텍의 연결실적 저하 요인이 되고 있다.
유니트론텍은 2차전지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2020년 58억 원을 들여 지피아이 지분 38.7%를 확보했고, 작년 지분을 51.1%까지 늘렸다. 이에 따른 투자금만 총 85억 원가량이다. 지피아이는 2차전지 설비를 제조하는 회사로써 2차전지 제조공정인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 공정, 디게싱 공정 중 조립공정과 디게싱 공정 설비를 제조해 국내외 2차전지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피아이는 감사보고서 제출을 시작한 2016년 이후 2018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인 영업ㆍ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피아이의 손익 현황을 보면 매출은 2017년 85억 원에서 2020년 288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136억 원으로 후퇴했다. 영업손실은 2017년 38억 원에서 작년 73억 원으로 느는 등 5년간 해마다 평균 3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순손실 역시 이와 비슷해 5년간 누적 순손실이 184억 원이다.
상황은 올해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1분기에 매출 39억 원, 영업손실과 순손실 각각 11억 원씩을 기록했다. 수년간의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면서 지피아이는 작년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의 절반 수준인 10억 원으로 줄었으며, 올 1분기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지피아이의 홀로서기가 쉽지 않을 거로 예상되는 대목으로, 유니트론텍의 지원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니트론텍은 최근 확정 발행가액이 정해진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조달 자금 중 2차전지 제조설비에 쓸 계획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이 총 공모자금의 17%가량인 23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