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로부터 23일 만이다. 이날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교육문제가 짧은 호흡으로 해결할 수 없는데도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교육 분야가 가장 적다”며 “중요한 이슈는 대부분 빠져나간 상황에서 교육부 장관 후보가 새로 왔다”고 우려했다.
우 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교육분야에서 가장 먼저 시급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코로나 세대’"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코로나 세대'는 코로나19를 직접적으로 겪었던 2020·2021·2022학번 재학생을 의미한다.
'코로나 세대'가 그간 비대면 수업과 비대면 학사활동 등을 3년간 겪으며 정서적 결손도 문제지만 대학에서 습득해야 할 기초 및 최저학력도 부족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 총장은 “팬데믹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며 "코로나 세대들도 대면 수업 등 교육받을 기회를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총장은 계절학기 확대와, 학사편입을 그 방법으로 내놨다. 그는 “올해 여름 방학 등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 대면으로 제공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대학원 가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우 총장은 "즉, 학사 편입제도를 '정원외 모집'으로 허용하거나 대학원 '정원외 모집'을 허용하는 방법 등으로 코로나 세대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러한 다양한 '교육복원정책 프로그램'(가칭) 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장애인을 위한 대학교육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전국의 특수교육대상 학생 수는 2017년도 8만9353명에서 2021년도에는 9만8154명으로 10%가 늘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 학생의 수는 매우 적다. 2021년 2월 기준 특수교육대상자 졸업생 중 전문대와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우 총장은 “장애 학생을 위한 대학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애 학생에 대한 벽을 허무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중요하다”며 “현재 일반 대학은 장애 학생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교육 여건 및 캠퍼스 환경도 문제이지만 대학교 구성원들의 특수교육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 학생들을 위한 물리적 환경 조성과 함께 장애 학생의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장애 학생의 대학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제 개편도 강조했다. 대학 재학 기간 4년은 길다는 얘기다. 우 총장은 “평생 공부를 하면서 살아가야 할 학생들을 4년간이나 학교에 붙들어 둘 필요가 없다”며 “방학으로 일 년의 반이나 대학의 시설을 놀릴 것이 아니라 3학기제를 운영해 3년 만에 졸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6-3-3-4’ 학제 개편을 포함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전면적 변화를 예고해왔다.
우 총장은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을 그 예로 들었다. 유스티노자유대학은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중 최초로 설립한 온라인 중심 단과대학이다. 교육환경의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온라인 교육과 평생교육을 활성화하고자 신설됐다. 특별교육과 평가, 현장실습 등을 제외한 일반 수업은 전면 온라인으로 운영되며, 1년 3학기제로 교육 과정을 운영해 3년 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희망하면 교차 수강과 전과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대면 수업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학과 재학생들도 유스티노자유대학의 학위 취득을 원하면 복수전공을 할 수 있다. 우 총장은 "유스티노자유대학을 매개로 학과와 학문 간의 융복합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