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정부 내각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김 후보자가 처음이다. 윤 당선인 측은 자신했던 후보자 사전 검증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그간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해왔으나 논문 표절 의혹과 논문 심사과정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자 결국 사퇴 결정을 내렸다. 제자인 이 모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였던 김 후보자가 승낙해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고급 음식점에서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지명 이후 △한국외대 총장 당시 회계 부정 혐의 △프로 골퍼에게 학점 특혜 제공 △금수저 학부모 파악 전수조사 실시 △대기업 사외이사 겸직 셀프 허가 △풀브라이트동문회장 재직 당시 온 가족에게 재단 장학금 수혜 등을 제공했다는 등 각종 의혹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의 낙마로 차기 정부가 내세운 공정 기조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자체 인사검증시스템 부실 지적까지 나온다. 검경 및 국세청 등 각 기관이 파견한 검증팀, 현 정부 인사검증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이 있는데도 기본적인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중론이다. 능력 우선주의를 내세우다 보니 정작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검증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후보 낙마로 교육과정과 대학 자율성 확보 등 주요 교육현안 개혁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3일 한국외대 총장을 지낸 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교육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에 개혁적인 목소리를 낸 교육자"라며 "교육개혁과 고등교육 혁신을 통해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다양성을 설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김 후보자 사퇴에 대한 한 후보자 책임 문제가 집중 추궁됐다. 한 후보자는 이에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고개를 숙이며 "상세한 검증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폐합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교육부는 리더십 부재라는 악재까지 겹치게 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후임자와 무관하게 새 정부 출범 후 물러날 뜻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