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편입된 농심…'내부거래 축소'가 과제

입력 2022-04-27 16:24 수정 2022-04-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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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서 ‘라면 재벌’이 됐다. 글로벌 코로나 집밥족에 힘입은 수익 증가 등에 따른 결과이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롭게 편입되면서 향후 내부거래 공시 등 강도 높은 규제가 예상된다.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사진제공=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사진제공=농심)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유는 사업 이익 증가와 율촌화학 신규설비투자로 인한 신규 자산 취득이다. 농심은 지난해 비상장 자회사인 엔디에스를 통해 유투바이오 지분 33.67%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농심홀딩스와 농심, 율촌화학, 유투바이오 등 상장 4개사와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 등 비상장사의 지난해 자산 총합은 5조 원이 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K푸드'의 주역으로 떠오른 점도 한몫했다.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인기에 더해 글로벌 집밥족이 소비세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라면 수출액은 지난달 기준 7158만 달러(한화 884억 원)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심은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로 삼양식품(49%), 오뚜기(8%) 등과 함께 라면 수출 주역 기업으로 꼽힌다.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 19% 늘어난 6984억 원, 영업이익 337억 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분기 매출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사진제공=농심)
(사진제공=농심)

대기업으로 인증받았지만, 내부거래 감시 등 규제 돌파가 앞으로의 과제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대규모 내부 거래 등을 공시해야 하며, 재무와 손익뿐만 아니라 임원과 이사회, 소유지분, 계열사간의 주식 소유 등을 공개해야 한다.

농심그룹은 현재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회장이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분 42.92%를 보유하고 있고,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지분 32.72%와 율촌화학 지분 31.9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계열화하고 있다. 신 회장의 동생인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은 홀딩스 주식 13.18%를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도 적용된다. 총수의 경우 친족(혈족 6촌, 인척 4촌 이내) 현황 등의 정보를 매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하고,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가 규제 대상에 오른다. 대상은 특수관계인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들 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50% 초과 보유한 경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총수 일부가 지분을 가진 특수관계법인과 계열사 간 내부 거래 비중이 연 매출 30%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로 간주해 증여세도 부과받게 된다. 지배주주 지분이 3% 이상인 계열사도 규제 대상이 된다.

농심은 현재 지주사 성격의 농심홀딩스와 농심, 라면 포장재 회사인 율촌화학 등 상장사 4개와 함께 라면스프 제조사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 이에스에이그룹, 메가마트, 호텔농심, 농심캐피탈, 대주실업, 반도통운 등을 비롯해 농심 아메리카, 연변농심미네랄워터, 상하이농심 등 국내외 40개의 비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신라면.
▲신라면.

앞서 농심은 라면 제조와 관련한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해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다.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라면스프 등을 제조하는 태경농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4133억 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간 거래로 올린 매출이 2169억 원으로 내부거래 비율이 52%에 달한다. 이중 농심만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액은 2126억 원이다.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율촌화학은 별도기준 매출액이 5125억 원, 농심엔지니어링은 1725억 원으로 각각 내부거래 비율이 39%, 32%에 달했다. 사업보고서상 지난해 농심의 내부거래는 3893억 원으로 전체 매출 2조6629억 원의 15%가량을 차지한다. 농심 관계자는 “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이 된 만큼 법과 규정에서 정하는대로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매년 5월 기업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합계액을 평가해 5조 원 이상이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시 의무를 부여한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올해는 농심을 비롯해 두나무, 크래프톤,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등이 대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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