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코로나 시기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쓰기 시작했다.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한 투자 포인트도 실적에서 M&A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설립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체외진단 분야, 특히 면역화학진단과 분자진단, 현장진단(POCT), 자가혈당측정 분야에 주력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신속면역화학진단 제품인 STANDARD Q, 면역화학 형광진단 제품인 STANDARD F, 분자진단 제품인 STANDARD M, 효소면역반응진단 제품인 STANDARD E 등을 판매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29일 충청북도 증평부지 생산공장 신설을 위해 188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15% 수준이다.
이는 증가한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재 충북 청원과 경기도 평택, 경북 구미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엔 면역화학진단제품군 사업부문 라인생산 능력 향상을 위해 시설 투자에 243억8200만 원을 쓰기도 했다.
같은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독일의 체외진단 제품 유통사 베스트비온(Bestbion)을 161억7120만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베스트비온은 2011년 설립된 면역 진단 및 분자 진단 제품 유통사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역에 24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자체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유럽의 대형 검사센터와 병원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베스트비온이 유럽 진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코로나 시기 벌어둔 현금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한다. 체외진단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과 2021년 그야말로 '폭발적인' 실적 증대를 이뤘다.
2019년 700억 원대였던 매출은 2020년 1조6861억 원, 2021년 2조9299억 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5억 원에서 지난해 1조3640억 원으로 늘었다. 이 결과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019년 192억 원에서 지난해 881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기존 실적에서 M&A로 바꿔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승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엔데믹 상황이 오며 실적 역성장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탑티어 플레이어로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2022년 투자 포인트는 코로나 기간 쌓아놓은 막대한 현금의 방향성으로, M&A와 캐파 증설 순서로 쓰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발생한 M&A 소식에 따른 재평가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전날보다 1.08%(600원) 하락한 5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달 4일 8만100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우하향, 5만~6만 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