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완성차 제조사 최초로 인증 중고차를 선보인다. 신차급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5만ㆍ10㎞ 이내의 차량만 취급하고, 전용 품질검사 시스템과 상품화 조직을 운영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해 신뢰할 수 있는 품질 정보를 제공하며, 모든 판매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현대차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고차 사업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국산차 5사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공식화한 지 세 달 만의 일이다. 그간 국산차 업계는 지방자치단체에 중고차 사업자 등록을 끝내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사전 작업을 이어왔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업계 최초로 중고차 사업 비전과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정밀한 성능검사와 수리를 거쳐 품질을 인증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CPO)’를 시장에 공급한다. 이를 위해 5년ㆍ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 개 항목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제조, 정비 기술력을 활용해 총 3단계에 걸친 품질검사ㆍ인증체계(매집 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를 마련하고,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도 구축한다. 이 시설은 정밀한 진단을 위해 첨단 장비를 갖출 예정이며, 전담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품질을 신차급으로 높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문제로 지적된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을 운영한다. 이곳은 △중고차 성능ㆍ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ㆍ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의 서비스와 함께 중고차 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모델별 판매순위 등의 중고차 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 포털을 자사 고객뿐 아니라 타사 고객과 기존 중고차 업계에도 공개해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인증 중고차 판매는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중심으로 운영해 고객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은 오감 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전시장에서 실제로 차량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상품 검색과 비교부터 견적과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매 과정은 온라인으로 한 번에 진행된다. 계약된 중고차는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마련했다. 현대차는 기존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한다. 또, 2022년 시장점유율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시장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