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의심만 있지 증거에 의한 입증 없어"
유출된 답안지로 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쌍둥이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이관형 부장판사)는 21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같은 학년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물론 공교육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정당하게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뉘우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으로 아버지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고 범행 당시 만 15∼16세로 고교 1∼2학년이었던 피고인들이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점, 형사처벌과 별개로 국민적 비난과 지탄을 받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9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자매에게 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 당시 법률상 19세 미만의 소년이었던 자매에게 각 장기 3년에 단기 2년의 부정기형을 구형한 바 있다.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이 2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 장기와 단기의 기간을 정해 형을 선고하는 부정기형 판결을 한다.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인 A 씨는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 1심 사건의 경우 일반인조차도 가끔 놀랄 정도로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만큼은 법적 절차가 잘 지켜졌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 씨가 언급한 부모님 사건은 자신의 아버지 C 씨 사건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쌍둥이 B 씨는 병원에 입원해 선고 공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A 씨 측 변호인은 "기록에는 의심만 존재하지 증거에 의해 입증된 경우는 없었다"며 "오히려 무죄로 볼 수 있는 경우도 의심과 상반되게 다수 발견된다. 의심이 반복되고 연쇄 결합해 착시와 편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2017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이 학교 교무부장이던 아버지 C 씨로부터 시험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받는 등 숙명여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아버지와 공모해 위계로써 숙명여고의 학업성적 관리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면서도 "범행 당시 만 15~16세였고, 현재도 소년법이 정한 소년으로 인격 형성 과정에 있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