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가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항셍테크지수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홍콩항셍테크지수는 전일 대비 4.63% 떨어진 5323.47에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기술기업 30개 주가를 종합한 것이다.
특히 중국 인터넷 서비스 산업을 대표하는 텐센트는 지난 1년간 시가총액이 4분이 1 이상 증발하며 4조1200억 달러(약 633조 원)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지분을 투자한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콰이쇼우 등의 주가도 급락했다.
중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자 텐센트 관련 회사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텐센트의 지분 정리도 내림세를 이끌었다. 전날 텐센트는 싱가포르 씨(SEA)그룹의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2주 전에는 징둥닷컴 지분을 정리했다.
중국 정부도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전날 홈페이지에서 반독점법상 경영자 집중 관련 조항을 위반한 사례 13건을 적발해 관련 기업에 각각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13건의 사례 중 텐센트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벌금은 450만 위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 강화를 지속하면서 빅테크 기업의 지분 매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보콤인터내셔널 연구원은 WSJ에 "텐센트가 반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보유자산 상당수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며 "시장에서 텐센트가 지분을 더 팔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계 투자은행인 유나이티드오버시스뱅크 연구원은 "텐센트가 투자회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텐센트가 투자한 회사 주식을 사지 않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