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타버스를 통해 자동차 내부에 회사 회의실과 똑같은 환경이 꾸며진다. 자동차가 가상 공간을 구현할 수단이 된 것이다. 탑승자는 이동 중에도 오프라인과 유사한 환경에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2. 현대차 울산공장과 똑같은 공장이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된다. 실제 공장의 로봇, 장비와도 연결할 수 있다. 서울에 있는 관리자는 메타버스 속 공장을 통해 실제 공장의 문제점을 곧바로 찾아낼 수 있다. 원격으로 이를 해결할 수도 있다.
상상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현대차는 4일(현지시간) ‘CES 2022’에서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비전 중에는 메타모빌리티가 큰 축을 차지한다.
메타모빌리티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개념이다.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가 가상 공간까지 확장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
현대차는 미래에 인터넷 등에 구축된 기존 가상 공간의 개념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적인 한계로 가상 공간에서만 머물던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과 연결되고, 사용자가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궁극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모빌리티’ 세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모빌리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고, 특히 로보틱스가 두 영역을 잇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자동차가 가상 공간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사용자는 자동차 안에 구현되는 실제 같은 가상 공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자동차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기도 하고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3D 비디오 게임을 즐기기 위한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해 가상 속 현실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메타버스에 구축된 가상의 집에 접속하면, 물리적인 제약 없이 현실에 있는 로봇과 상호작용하며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안아주고 함께 산책도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현실과의 동기화로 마치 실제 직접 행동하는 듯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도 구현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똑같은 공장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장비를 연결하면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서 실제 공장을 운영,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사용자는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 공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공장에 문제가 발생해도 국내 사용자가 디지털 트윈에 구현된 해외 공장에 접속해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지시하면 로봇이 즉각적으로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구상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향후 기술의 진화로 로봇의 대리 경험을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단계에서는 후각, 촉각 등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사용자가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차는 이처럼 로봇을 매개로 하는 경험이 일상은 물론 일하는 방식,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고, 이 과정에서 로보틱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