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PM 2.5)가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와 운행 제한 등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20년도 초미세먼지 농도 및 배출변화 특성 연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악화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옅어지다가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2019년에는 대기정체 등 영향에 따라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4년 37.3㎍/㎥에서 2018년 23.3㎍/㎥, 지난해 21.6㎍/㎥로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초미세먼지의 25분의 1 크기인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입자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작년 사이 초미세먼지 농도는 7.3% 줄었지만 100㎚ 이하 입자는 26.8%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100㎚ 이하 입자는 경유차에서 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대별로 수도권에서 하루(2018년 기준) 동안 1㎤당 100㎚ 이하 입자의 양을 조사한 결과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부터 35만 개를 넘은 뒤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8시 51만 개 가까이 됐다가 이후 급감했다.
백령도의 경우 100㎚ 이하 입자 변화는 종일 2만~5만 개 사이로 조사됐다.
과학원은 수도권에서 낡은 경유차가 줄어든 것이 100㎚ 이하 입자를 감소시킨 원인으로 분석했다. 수도권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는 2018년 말 92만8763대에서 지난해 말 54만5854대로 약 38만3000대가 줄었다.
화석연로 연소에서 발생하는 탄소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듐과 니켈은 2018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각각 83.8~93.4%와 35.3~63.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나듐과 니켈은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선박이 중유를 연소할 때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국제해사기구(IMO) 해양오염방지협약이 개정돼 작년부터 국제운항선박에 사용되는 선박유 황 함유량이 0.5%로 제한된 점 등이 바나늄과 니켈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대기환경연구소의 장기간, 고해상도 분석을 통해 다양한 개별 정책의 효과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비롯해 향후 추가 저감에 필요한 과학적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의 상세한 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