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중·장년층(만 40~64세) 10명 중 6명은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무주택자보다 3.5배 많은 1억 원 수준의 빚을 지고 있었다. 소득은 1년 새 3.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대출 증가율은 7.1%를 기록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중·장년층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장년층(1997만9000명)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이들은 866만7000명으로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전년(42.6%)보다는 0.6%포인트(P) 올랐지만, 여전히 10명 중 6명꼴로 무주택자인 셈이다. 연령별로 주택 소유 비중을 보면 60대 초반(45.5%)이 가장 높았고, 40대 초반은 39.3%를 기록했다. 연령구간이 낮을수록 소유 비중도 작아졌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택자산가액(올해 1월1일 주택공시가격 기준)이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층의 비중(9.6%)은 전년보다 3.0%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초반에서 6억 원 초과 주택의 비중이 10.0%로 가장 높았고 연령구간이 낮을수록 비중도 낮아졌다.
지난해 중·장년층 중 사채, 임대보증금, 제3금융권(대부업체) 대출 등을 제외한 금융권 대출잔액 보유자는 56.5%로 절반을 넘었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5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1% 불어났다. 반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중·장년층의 평균소득은 3692만 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이 3.8% 늘어나는 동안 대출 증가율은 2배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던 셈이다.
전체 중·장년 차주 가운데 34.9%는 1억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었다. 지난해(32.8%)보다 2.1%P 늘어난 수치다. 대출잔액 중앙값은 5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7.1%(344만 원) 불어났다. 특히 주택소유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9840만 원으로 무주택자(2780만 원)의 3.5배에 달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새로 일자리를 얻은 중·장년 임금근로자 중 절반 이상은 한 달에 200만 원을 벌지 못했다. 2019년 10월 미취업 상태였다가 지난해 10월 기준 새로 일자리를 얻은 만 40~64세 임금근로자 중 사회보험가입 등을 통해 임금 파악이 가능한 83만3000명의 월 평균 임금은 233만 원이었다.
구간별로는 '100만 원~200만 원 미만' 구간이 43.3%로 가장 많았고, '200만 원~300만 원 미만'(28.2%), '100만 원 미만'(11.9%) 구간이 뒤를 이었다. 즉, 전체 신규 등록 임금근로자 중 55.2%는 월 평균 임금이 2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월 평균임금을 비교하면 40대 초반(255만 원)이 가장 많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금이 낮아졌다.
2019년 10월에는 취업자였지만 지난해 10월 기준 미취업자로 바뀐 경우, 종전 일자리의 월 평균 임금은 311만 원으로, 새롭게 일자리를 얻은 경우보다 78만 원 더 많았다. '100만 원~200만 원 미만' 구간이 34.0%로 가장 비중이 컸고, 다음으로 '200만 원~300만 원 미만'(26.7%), '500만 원 이상'(12.4%) 순이었다.
중·장년 부모와 함께 사는 만 19세 이상 자녀는 506만 명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기준 미취업 상태인 이들은 244만9000명(48.4%)에 달했다. 특히, 30세 이상 자녀 100만6000명이 중·장년 가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 중 미취업 자녀는 32만 명(31.8%)으로, 중장년층 부모와 함께 사는 30대 이상 3명 중 1명은 이른바 '캥거루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