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1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 공식 판매가격(OSP)을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도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성명에서 내년 1월 아시아·미국 인도분 '아랍 라이트'등급의 OSP를 전월 대비 배럴당 60센트 인상해 벤치마크 유종인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3.30달러 높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처음 발생할 무렵인 2020년 2월 이후 최고가다. 지난 3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8.91달러다.
아람코의 석유 판매가격은 벤치마크 유가에 프리미엄을 더하거나 할인(디스카운트)을 적용해 결정된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한다. 그간 원유 가격 흐름을 주도해온 세계 최대 석유 생산회사 아람코가 판매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으로 향하는 아랍 경질유 가격이 배럴당 40~60센트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 가격 인상 조치는 지난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23개국 회의 이후 나온 것이다. OPEC+는 코로나19 새로운 변이가 수요를 감소시킬 위협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2022년 초 석유 시장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다음 달 증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아람코가 오미크론의 확산에도 내년 1월 판매분의 프리미엄을 인상했다는 점에서 사우디가 내년에도 원유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오미크론 변이에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을 보인다며 "수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은 오미크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국제유가 지표 중 하나인 북해 브렌트유는 지난달 초 배럴당 84.71달러였지만 지난달 말 이후 15% 넘게 하락해 7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