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 1년 동안 식품업계의 자사몰 회원 수, 매출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CJ 더마켓'도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40만 명 증가해 누적 회원 수 280만 명을 돌파했다. 할인, 신상품 체험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유료 회원 'the 프라임' 회원 수도 1.5배 이상 늘었고, 지난 1년 동안 매출도 25% 이상 뛰었다.
지난 6월 새로 문을 연 롯데제과의 '스위트몰' 역시 성장세다. 월간과자, 월간 아이스 등 과자 구독 서비스 등을 앞세운 스위트몰은 오픈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6만 명의 고객을 확보, 약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수능, 빼빼로데이 등 이벤트가 있던 10~11월에는 각각 1억, 2억 원의 월 매출을 달성했다.
자사몰 육성에 공들이는 배경엔 코로나 이후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주요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8조226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은 73%다.
새롭게 끌어들인 고객이 곧 기업 고유의 데이터로 치환된다는 점도 이점이다. 업계가 구축한 자체 플랫폼 내에서 고객 거래가 활성화할수록 누적 데이터가 쌓여 향후 사업 모델을 세우기 용이하다. 동원몰의 인공지능(AI) 기반 커머스 플랫폼 구상이 대표적이다.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은 동원몰은 식품몰에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령 생수를 자주 사 먹는 고객에게 재고가 떨어질 때쯤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남은 과제는 기업별로 자사몰을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이냐다. 식품 자사몰을 사용한 적 있는 소비자라도 SSG닷컴, 쿠팡 등 타 온라인 채널에서도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상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차별화 전략에 나서야 한다.
동원몰은 AI 기술 역량 투입에 집중한다. 새로 도입한 ‘다이나믹 프라이싱’ 제도는 판매량과 공급량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의 가격을 탄력적으로 바꾸는 제도다. 밀키트와 우유 등 유통기한에 민감한 제품은 AI가 재고량을 확인해 알아서 가격을 낮춘다.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제조사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하는 제품을 줄일 수 있다.
프레딧은 hy의 전매특허 '프레시 매니저' 연계 서비스와 '야쿠르트'를 앞세운 정통 구독서비스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생필품 등 정기구독 성격이 짙은 제품군을 위주로 상품 카테고리를 재편했고 올해 지역소상인과 프레시매니져 연계 판매 서비스인 '프레시 매니저 픽'을 신규로 론칭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강화를 위해 최근 롯데쇼핑내 전자상거래 담당 전략통으로 통하던 김현진 전 플랫폼센터장, 임현동 전 롯데쇼핑 상품부문장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 더마켓도 더 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객을 계속 붙잡는 '록인 효과'를 위해 업체들의 '물량공세'도 눈에 띈다. hy는 지난해 10월 기준 385건에 그쳤던 보유 제품군을 1년만인 올 10월 1214건으로 대폭 확대했다. CJ더마켓은 자사 제품을 포함해 약 1000여 종을,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은 식자재뿐만 아니라 생활, 주방용품까지 약 13만여 종의 제품을 팔고 있다. 롯데 스위트몰은 구독서비스와 함께 신제품, 간식자판기 기획상품 등을 포함해 650건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서비스와 차별화 요소를 지속해서 확대해 색다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식품 D2C몰로 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자사몰로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CJ제일제당의 다양한 제품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