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LG폰’, 사업 공식 종료…2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21-07-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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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3년, AS 4년 등 사후 서비스 지속

“MC 임직원에 마지막 경의” “마니아 입장서 서운”…아쉬움 가득 제품 리뷰 눈길
인력 재배치 마무리 4분의 1 타계열사 이동…철수 후에도 AS는 계속
휴대폰 특허 기술 적극 활용…가전ㆍ전장 사업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

▲서울 시내 한 LG전자 매장 내 진열된 LG전자 스마트폰.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LG전자 매장 내 진열된 LG전자 스마트폰. 연합뉴스

LG전자가 31일 자로 휴대폰 사업을 공식 종료하면서 ‘LG폰’이 2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긴 시간 국내 휴대전화 역사의 큰 축이었던 LG폰이 사라지게 되면서 이를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LG전자 홈페이지에 이어지고 있다.

30일 LG전자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LG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아쉬움 가득한 제품 리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야심 차게 선보였던 ‘LG 윙’ 리뷰란에 후기를 남긴 한 소비자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성능, 엄청난 사용성, 하지만 미처 극복하지 못한 수많은 숙제를 남겨둔 채 ‘윙2’를 만들지 못하고 떠나버린 MC사업본부, 그리고 그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경의를 표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출시 당시 꼭 구매하고 싶은 모델이었다. LG가 휴대폰사업에서 철수했다는 소식에 그동안 LG휴대폰 마니아 입장에서 무척 서운하다”라고 글을 남겼다.

2019년 출시한 ‘V50 씽큐’ 리뷰란에는 “최고의 상품인데 사업을 접은 이유가 이해가 안 됐는데, 철학과 사고방식 자체가 미래가 아닌 70년대 머물러 있었다”라면서도 “롤러블폰도 사고 싶다 팔아달라”는 글이, Q9 리뷰란에는 “처음부터 써서 그런지 LG폰만 계속 쓰게 된다. 없어진다니 아쉽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휴대폰 시장의 강자였다. LG 모바일은 스마트폰이 탄생하기 이전 ‘초콜릿’ 폰 등의 히트로 ‘LG 사이언’ 브랜드의 부흥을 경험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입지가 축소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후발주자로서 추격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놓친 가격 경쟁력, 주류에서 벗어난 스마트폰 디자인 등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혁신적인 폼팩터 변화 시도는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LG전자는 폴더블폰이 시장에 출시되기 시작할 때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를 내놓으면서 실용성을 강조했고, 2개의 디스플레이로 활용성을 극대화한 ‘윙’ 등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후발주자임에도 과감한 도전에 주저하지 않았다.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는 LG전자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인력 재배치도 마무리했다. LG전자는 전날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국내는 LG전자 외 타계열사 이동이 약 4분의 1 수준”이라며 “그룹 계열사 내부의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인원 충원 요구와 MC본부 인원의 역량을 고려해 재배치가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MC사업본부 직원 약 3300명 가운데 18%에 이르는 약 600명이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 등 LG그룹 계열사로 이동했다. 약 80%에 달하는 2700명은 LG전자에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모델들이 LG 벨벳을 들고 개성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패션모델들이 LG 벨벳을 들고 개성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종료됐지만, LG전자와 스마트폰 ‘산업’의 인연은 계속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다음 달부터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할 계획이다.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발생하는 LG베스트샵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시도다. 철수 이후에도 기존 제품에 대해선 업그레이드 3년, AS 4년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모바일 특허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창출도 계속된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노키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에 이르는 5G(5세대 이동통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ㆍ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특허 자산을 활용한 사업모델은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라며 “휴대폰 사업을 통해 확보된 IP(지적재산권)은 IoT(사물인터넷) 등에 활용하고, 통신 특허기술은 전장·차량용 커넥티비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휴대폰 사업을 털어낸 LG전자는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LG전자는 “MC 사업부 철수 이후 ‘질적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두 가지 축에서 전략을 펴고 있다”라며 “첫째는 가전 등 주력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것, 둘째는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유망한 신규 사업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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