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취임을 앞두고 검찰 고위 간부들의 사직 러시가 시작됐다. 조상철(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장에 이어 오인서(23기) 수원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고검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 고검장은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해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 고검장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 판단이 늦어지는 데 대한 항의 표시로 고검장 직을 내려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12일 대검에 이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대검은 차기 총장 임명이 임박했다는 등의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고검장은 문홍성 수원지검장 대신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관련 수사를 총괄 지휘했다. 수사팀이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성윤(23기)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기소할 때 오 고검장이 대검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다.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인사 태풍이 예고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7일 검찰 내 인사적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검찰인사위원회에서 ‘탄력적 인사 방안’이 논의됐다.
이후 조상철 고검장이 28일 “떠날 때가 됐다”며 현직 고위간부 중 처음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기수와 상관없이 고검장과 지검장 구별 않는 역전 인사가 예상되면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줄사표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고흥(24기) 인천지검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서울고검장, 대구고검장, 수원고검장, 법무부 차관,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인천지검장 등 10곳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