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연일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도발하고 있다. 21일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이 모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출범하는 데 대한 견제구다.
가장 주목된 건 여권에서 가장 지지세가 높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 전 총장에 대해 입을 뗀 것이다.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대권 원내조직인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 창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포장지만 봐서 내용물이 무언지를 모르겠어서 판단이 어렵다”며 “전부를 보여드리고 판단을 받는 게 정치인이 되고자하는 분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3선 중진 정청래 의원도 같은 날 거들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은 제2의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일까, 아닐까. (결국) 대선을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지율이 15% 이하로 떨어지거나 3등을 하면 불출마를 고려할 거고, 10% 언저리로 가면 불출마를 위한 준비를 할 것이고, 10% 이하로 떨어지면 불출마할 것이란 관측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 거론됐을 때도) 2주 천하로 끝났다. 지지율 1위를 달리다 1일 1실수를 반복하며 곤두박질쳐서 10% 언저리로 가자 바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당시도 반기문을 미화하는 도서가 넘쳐났다. 지금 윤석열 마케팅도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최근 노동과 외교·안보, 경제 등 각계 전문가를 만나고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한 행보에 대해 “과목별 족집게 과외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단기 속성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 같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은 곧 윤 전 총장이 아직 공부도 덜 됐고, 대통령 후보로서 시험을 볼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우리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아니라는 걸 정말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언론에서 ‘반도체 전쟁’ 중 대선후보가 한가로이 반도체 연구소 견학 가서 개념을 묻고 다닌다고 엄청나게 비판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 기조발제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맡고, 윤 전 총장의 석사 논문을 지도했던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은 ‘국제질서 변동과 우리의 과제’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공동대표인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를 위시한 33명 전문가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