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1조5012억 원, 영업이익은 21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7.8%, 16.8%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가정간편식(HMR)과 주류 카테고리 매출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역할이 확대되며 주택가 중심으로 점포 순증이 계속되고 있다"며 "학교 등 특수입지 운영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상품 구성비와 판관비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CU의 점포수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1만3877개)보다 1046개 늘어난 1만4923개를 기록했다. 상품 구성에서도 전 분기보다 담배 비중이 줄어든 대신(41.3%→40.9%) 일반 상품 비중이 늘어난 점(58.7%→59.1%)도 실적 증대에 영향을 줬다.
영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CU의 '즐거운 비명'은 이어진다. CU가 내놓은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 개 완판을 눈앞에 두면서 매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CU는 앞서 11일 점포에 곰표 밀맥주의 발주 중단을 안내했다. 국내 첫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물량을 지난해보다 15배나 늘렸음에도 생산량이 판매량을 못 쫓아가고 있어서다.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맥주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CU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지난달 29일 물량을 증량해 공급한 후 불과 이틀 만에 기존 스테디셀러들을 꺾고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랐다. 맥주 성수기 여름을 앞둔 만큼 흥행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을 앞두고 '남성 혐오' 논란에 이어 하도급업체 갑질 의혹을 받으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받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남혐 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GS25는 1일 자사 SNS 계정에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이벤트 포스터가 공개되면서 손 모양의 일러스트가 남성 혐오(남혐) 표현이라는 논란이 일어 수정 및 삭제하는 등 이슈가 됐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집앞 음료수 사러 갈 때도 GS는 안간다"는 말이 나오며 불매운동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 업체 갑질' 의혹도 받고 있다. 공정위는 GS리테일이 납품업체로부터 자체 상표(PB) 도시락 제품을 공급 받는 과정에서 하도급 법 등을 위반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납품업체로부터 장려금을 부당하게 뜯어낸 혐의로 54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GS리테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7.7% 감소한 375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일회성 수익(광교몰 매각 완료)이 있었던 터라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편의점을 제외한 슈퍼마켓과 호텔 사업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슈퍼마켓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5%, 5.3% 줄어 2985억 원, 111억 원에 그쳤다. 파르나스 호텔은 1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452억 원을 기록했다.
좋지 않은 분위기를 의식해 힘을 쏟던 유튜브 사업도 일시 중단했다. GS리테일의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는 12일 "콘텐츠 재정비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성숙한 콘텐츠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명목상 '재정비' 차원의 휴식이지만 최근 빚어진 논란에 부담을 느껴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한 누리꾼은 "(논란과 관련해) 왜 아무런 사과도 없고 처벌도 안 하냐. GS25 점주한테는 미안하지만 죽을 때까지 불매"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여론 잠잠해질 때까지 잠수(무대응)하겠다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