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선 반도체·명품 주목
중·일 제외 아시아선 반도체·IT가 주도…TSMCㆍ삼성 증가폭 나란히 1, 2위
닛케이는 4월 말 기준으로 시총이 1조 엔(약 10조2300억 원)을 넘는 전 세계 약 1900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쳤던 지난해 3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1년여 간 시총이 얼마나 증감했는지를 계산, 지역별로 순위를 매겼다.
미국에서는 시총 증가폭 상위 8개사에 IT와 전기차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애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늘어난 시총이 121조 엔에 달했는데 이것만으로도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을 웃돌 정도였다. 애플은 반도체 자체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진입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는 반도체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명품업체들이 눈에 띄었다. 이 지역에서 시총 증가폭 3위를 기록한 네덜란드의 ASML홀딩은 첨단 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전송하는데 필요한 EUV(극단 자외선) 노광 장치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다. 시가총액은 17조6000억 엔(약 180조2117억 원) 늘어나 30조 엔에 육박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있는 중국 등지에서 판매를 늘리는 고급 브랜드들도 약진했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1년 만에 시가총액이 21조 엔 증가, 유럽·중동 지역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33조1000억 엔 증가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였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업과 개인소비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IT 대기업 텐센트와 전통주 ‘마오타이’를 만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각각 1,2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 시총도 11조2000억 엔 늘어났다.
일본은 12조7000억 늘어난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과 5조6000억 엔 증가한 소니그룹이 나란히 톱2를 차지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반도체와 IT 분야가 성장을 주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가장 시총이 많이 늘어난 기업 1,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