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간다.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 계획된 총지출은 589조1000억 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후폭풍과 대통령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총지출이 6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본예산 기준 총지출은 2017년 400조 원, 지난해 500조 원을 돌파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각 부처는 5월 31일까지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활력·혁신·포용을 뒷받침하는 적극적인 재정운용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총량관리·혁신이 내년도 지침의 기본 방향이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은 사전브리핑에서 “재정 건전성의 틀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감히 재정을 혁신해야 한다”며 “그게 지출 구조조정이다. 향후 재정의 중점이 경제위기 극복에서 선도경제로 전환을 견인하는 투자, 미래 대비 투자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 투자중점으론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미래 혁신투자, 민생·포용기반 구축, 국민 안전과 삶의 질을 제시했다.
12대 핵심 프로젝트는 △자영업 등 고용구조전환 △글로벌 사회간접자본(SOC) 경쟁력 강화 △지역균형·재도약 △전산업 데이터 빅뱅 △탄소프리 경제·사회 인프라 구축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벤처 육성 △맞춤형 소득·주거·고용·돌봄안전망 구축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원격 K-교육 고도화 △저출산 5대 패키지(영아수당, 첫만남 축하바우처, 부부 동시육아휴직 인센티브, 공보육 확충, 다자녀가구 주거안정) △사회위험요인 3+3(교통·산재·자살+감염병·학대·인권) 극복 △먹는물·미세먼지·폐기물 등 생활환경 개선 △군장병 스마트 역량 강화다.
안 실장은 “영아수당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받아야 된다”며 “가능하면 올해 상반기 중에 예타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예산에 첫 연도 소요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병수당도 현재 제도 설계에 대한 용역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장래 소요에 대한 가늠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소요가 있다. 올해 40만 명, 내년에 50만 명으로 단계적으로 넓혀갈 것이다. 이것은 연차적인 투자 소요가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제정혁신 과제로는 강력한 지출혁신·구조조정과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 재정의 효율성·지속가능성 제고를 제시했다. △한시지출 정상화 △재량지출 10% 구조조정 △보조·출연·출자사업 정비 △국세·세외수입 증대 노력 강화 △신규 민간투자사업 발굴 △다부처 협업예산 확산 △재정 환류체계 강화 △중장기 재정총량 강화 등이 구체적인 방안이다.
다만 수입 증대의 핵심인 증세는 이번 지침에서 빠졌다. 안 실장은 “증세 문제는 굉장히 민감하고 또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관건은 총지출 규모와 증가율이다.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내년 총지출이 589조1000억 원으로 예정돼 있지만, 최근 증가세를 고려하면 6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고, 내년에는 대선이 예정돼 있다.
안 실장은 “올해 본예산 증가율은 8.9%이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으로 11.8%로 올랐다”며 “현재로서는 내년 예산의 증가율이 어떻게 될 것인지 가늠하기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은 향후 전반적인 경제 상황, 가장 중요한 변수인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봐가며 점검 단계를 거쳐 예산을 편성하는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