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사진> KCC 명예회장이 30일 저녁 별세했다. 향년 86세다.
정 명예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KCC그룹은 별다른 경영권 분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별세 이전에 이미 3형제의 경영 구도의 윤곽이 잡히고 지배구조 개편도 큰 틀에서 마무리된 상태다.
KCC그룹의 KCC는 장남 정몽진 회장이 경영 중이다. 이밖에 KCC글라스는 차남 정몽익 회장이, KCC건설은 막내 정몽열 회장이 도맡고 있다.
장남 정몽진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0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명예회장이 2004년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하면서 정몽진 회장이 KCC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차남 정몽익 회장은 KCC 수석부회장으로 재직하며 형인 정몽진 회장과 KCC를 경영하다 지난해 KCC의 유리, 홈씨씨 등 사업부를 나눠 독립 경영에 나섰다.
막내 정몽열 회장은 일찌감치 KCC건설에서 자리를 닦았다. 정 회장의 KCC 지분은 5.28%에 불과하지만 KCC 건설 지분은 29.9%에 달한다.
다만, 정 명예회장 명의의 KCC 5.05%, KCC글라스 5.41%(작년 3분기 말 기준)에 대한 상속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편, 숙환으로 별세한 정 명예회장은 최근 건강상태가 악화하면서 병원에 입원했고,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정몽익·정몽열 회장 등 3남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1936년생으로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 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았다. 고인은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맏형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자립하는 길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