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이 국시 거부 의대생을 두고 "잘못한 게 있다고 생각하면 진정으로 반성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25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시 미응시 의대생들의 사과를 강요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한 듯 "현실적으로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는다"며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열어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에 반발해 국시를 두 차례 거부했다. 당시 의대생들 스스로 시험을 거부했기에 여론과 정부는 재응시는 불가하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의료 인력 공백 위험이 커지자 정부는 결국 시험 기회를 다시 열어줬다.
이윤성 원장은 의대생들에게 사과를 강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성인답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다음, 자기 본연의 업무에 돌아서는 것이 좀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의사 파업은 애초부터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의대생의 시험 거부는 남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자해적인 성격"이므로 같은 선상에 둘 수 없지만, 의사 파업에 대해서는 "제 생각에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주 까놓고 얘기해 의사가 전체가 파업하면 그거를 이겨낼 정책 당국이나 정부는 없다"고 강조하며 "의료 당국과 의사가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지 아주 극단적인 의사 파업 같은 행위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은 23일 시작됐다. 지난해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은 추가 시험에 대부분 응시한 상황이다.
국시 일정은 예전보다 늦어졌지만, 국시원은 응시자들이 기존처럼 3월 1일부터 면허증을 받을 수 있게 2월 18일까지 시험을 마칠 예정이다.